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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

구글 제미나이, ChatGPT 추월하며 AI 패권 재편...OpenAI '코드 레드' 선언

발행일
읽는 시간4분 28초

멀티모달 학습 전략으로 역전극 이룬 구글, 생태계 통합 강점 활용해 시장 장악 가속화

구글의 제미나이 3가 성능 벤치마크에서 ChatGPT를 앞서며 AI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생성형 AI 시장에서 불과 3년 전 ChatGPT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OpenAI가 이제는 구글의 역습에 밀려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OpenAI CEO 샘 알트먼이 내부 직원들에게 코드 레드 상황을 선언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제미나이 3 모델은 여러 산업 벤치마크에서 ChatGPT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이며 AI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코드 디버깅, 복잡한 문서 분석, 프로젝트 기획 등 실용적인 작업에서 제미나이가 더 빠르고 일관성 있으며 체계적인 응답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ChatGPT 모바일 앱의 월간 사용자 수는 지난 여름 이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제미나이는 12월 한 달간 거의 30퍼센트의 트래픽 증가를 기록한 반면 OpenAI의 트래픽은 약 6퍼센트 감소했다.

알트먼은 내부 메모에서 ChatGPT의 개인화, 속도, 신뢰성을 개선하고 더 넓은 범위의 주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OpenAI는 인공일반지능 연구와 동영상 생성 도구인 Sora 2 개발을 일시 중단하고 핵심 제품인 ChatGPT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OpenAI는 이번 주 GPT-5.2 모델을 예정보다 앞당겨 출시하며 맞불 작전에 나섰다. 회사는 이를 전문 지식 업무를 위한 가장 유능한 모델 시리즈라고 소개했다. 알트먼은 GPT-5.2를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일반 사용 가능 모델이라고 주장하며 일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테스트와 추상적 추론, 수학, 과학 문제에서 제미나이 3 프로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푸스 4.5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멀티모달 학습 전략이 승부수

구글이 이처럼 강력한 반격에 성공한 비결은 텍스트, 코드, 오디오, 이미지,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 학습시키는 멀티모달 접근법에 있다. 이는 OpenAI가 주로 텍스트 기반 학습에 집중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제미나이는 수백만 토큰에 달하는 맥락 창을 지원해 전체 책, 방대한 코드베이스, 수 시간 분량의 회의록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챗봇들이 메모리라고 홍보하는 기능과는 차원이 다른 실질적 효용성을 제공한다.

또한 구글은 나노 바나나 프로 같은 이미지 생성 도구에서도 DALLE 등 경쟁 제품들을 압도하는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구글이 단순히 텍스트 생성 AI에만 집중하지 않고 멀티모달 AI 전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포 인프라가 결정적 차이 만들어

하지만 기술적 우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글의 압도적인 배포 인프라다. OpenAI가 별도의 성장 전략과 파트너십에 의존해야 하는 반면, 구글은 제미나이를 구글 검색, Gmail, 구글 문서 등 자사 생태계 전반에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다.

CNBC의 디어드리 보사 기자는 구글이 마침내 배포 인프라를 실제 사용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구글의 구조적 강점이다. 사용자들이 별도의 채팅 인터페이스를 찾아갈 필요 없이 이미 사용 중인 도구들 안에서 AI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사용자들은 제미나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적인 애플리케이션 전반의 원활한 통합이 독립적인 기술적 우수성보다 더 가치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구글은 지난 10월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365 코파일럿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월 30달러의 엔터프라이즈 스탠다드 및 플러스 에디션과 월 21달러의 비즈니스 플랜을 제공하며 기업 고객 공략에도 적극 나섰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는 기업들이 대규모로 엔터프라이즈 AI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 계층을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구글 워크스페이스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365, 세일즈포스, SAP 등 기존 데이터 소스와도 연결할 수 있다.

OpenAI의 재정 압박 가중

OpenAI의 위기감은 재정적 압박에서도 비롯된다. 회사는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과 향후 10년간 1조40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감당하려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필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에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회사 지분의 약 27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OpenAI로 인해 31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먼드는 이전까지 OpenAI 관련 손실을 47억 달러 규모의 기타 비용 항목에 숨겨왔다.

OpenAI는 설립 10년이 넘도록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지속적으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회사 사장은 100억 개의 GPU를 갖춘 미래를 구상하고 있으며, 10월 초에는 AMD와 60기가와트 규모의 칩을 확보하는 대가로 AMD 지분 10퍼센트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OpenAI가 이러한 막대한 투자를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알트먼은 당초 ChatGPT에 광고를 도입해 수익화 계층을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제미나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보류하고 제품 개선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우위도 흔들려

OpenAI의 위기는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전략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 투자로 AI 분야에서 가장 영리한 초기 투자 사례 중 하나를 만들었지만, 그 우위가 빠르게 침식되고 있다.

구글은 데스크톱, 엔터프라이즈, 소셜, 모바일 경험을 아우르는 완전한 AI 스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주로 데스크톱 컴퓨팅에만 집중하는 반쪽짜리 접근법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AI 경쟁 초기 구글의 주가는 타격을 받았고 많은 투자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OpenAI의 파트너십이 선두를 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황은 급격히 바뀌고 있다.

ChatGPT는 여전히 주당 8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0억 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의 기술 칼럼니스트 파미 올슨은 알트먼이 새로운 개성 기능과 성인 콘텐츠까지 추가하며 참여도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제미나이의 추격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성형 AI 시장의 새로운 국면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역전극이 생성형 AI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초기의 기술적 우위만으로는 시장을 장악할 수 없으며, 배포 인프라와 사용자 경험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톰스 가이드는 구글이 단순히 ChatGPT의 기능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이점, 즉 이미 우리 디지털 삶의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더 똑똑한 모델과 안드로이드, 검색, 워크스페이스 전반의 깊은 통합을 통해 구글은 단순히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편재적이고 무한히 유용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ChatGPT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챗봇이지만 AI로 경제를 재편하려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쟁에서 장악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앤트로픽의 클로드도 엔터프라이즈와 비즈니스 사용자들 사이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메타의 오픈소스 LLaMA와 중국의 딥시크 같은 도전자들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은 이제 기술력 경쟁을 넘어 배포 전략, 사용자 경험, 비즈니스 모델의 총체적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글의 역습이 성공할지, OpenAI가 다시 주도권을 되찾을지는 2026년 한 해 동안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클라우드분과 유민건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