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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 정보보안 ·

사진 한 장으로 30초 만에 위치 추적하는 AI 'GeoSpy'...프라이버시 논란 촉발

발행일
읽는 시간2분 4초

건축 양식과 식생 등 시각 정보만으로 GPS 좌표 추정, 법 집행용 개발됐으나 스토킹 우려에 대중 접근 차단

[한국정보기술신문] 사진 한 장만으로 30초 안에 촬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 도구가 등장해 기술적 혁신과 함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기술 기업 그레일락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GeoSpy'는 이미지 분석만으로 지리적 위치를 추정하는 AI 플랫폼으로, 정부 및 법 집행 기관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GeoSpy는 건축 양식, 식생, 토양 특성, 도로 패턴 등 사진 속 시각적 단서를 분석해 촬영 위치를 특정한다. 전 세계 수억 장의 이미지로 학습된 이 AI는 GPS 메타데이터 없이도 이미지 콘텐츠만으로 위치를 도출할 수 있다. 회사 측은 120개국 이상의 지역별 데이터로 학습시켜 미터 단위의 정확도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20분 만에 도주범 체포한 AI 기술

GeoSpy의 실효성은 실제 범죄 수사에서 입증됐다. 한 대도시 경찰서는 마약 및 총기 소지 혐의로 수배 중인 도주범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차량 사진 한 장으로 20분 만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구글 어스조차 최신 이미지를 제공하지 못한 지역이었지만, GeoSpy는 지붕 형태, 건축 자재, 태양광 패널, 조경 등 미세한 시각 정보를 종합 분석해 정확한 주소를 제시했다.

전통적인 수사 방식으로는 며칠에서 몇 주가 걸렸을 사건이 AI 기술로 단 몇 분 만에 해결된 것이다. 이는 법 집행 기관의 수사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반 대중 사용으로 스토킹 우려 확산

당초 정부 및 법 집행 기관용으로 개발된 GeoSpy는 수개월간 일반 대중에게도 공개됐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덕분에 많은 사용자가 이 기술을 체험하며 영상을 제작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이 특정 여성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요청하는 등 악용 사례가 발생하면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탐사 저널리즘 매체 404미디어는 이 문제를 보도했고, 그레일락 테크놀로지스 창업자는 여성 추적 요청을 거부해왔다고 밝히면서도 결국 대중 접근을 전면 차단했다. 보안 전문 기업 멀웨어바이츠는 "GeoSpy는 온라인에 게시된 사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며 "스토킹에 악용될 경우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감시 사회 우려와 데이터 보안 문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이 프라이버시 침해를 넘어 감시 사회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확한 주소를 특정하지 못하더라도 식생 분석만으로 수 평방마일 이내로 범위를 좁힐 수 있어, 악의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 도구가 수집하고 분석한 방대한 데이터의 보안 문제도 제기된다. 데이터 유출 사고 발생 시 범죄자들이 위치 정보를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일락 측은 고급 암호화와 엄격한 접근 통제로 민감 정보를 보호한다고 밝혔지만, 기술의 강력함만큼이나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현재 GeoSpy는 자격을 갖춘 정부 기관 및 기업 고객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됐다. 법 집행과 안보를 위한 강력한 도구인 동시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인 만큼, 기술 발전과 윤리적 사용 기준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성연주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