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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v6 탄생 30년, 여전히 세계 절반만 사용...NAT 기술이 대안으로 부상

발행일
읽는 시간2분 28초

1995년 등장한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 하위 호환성 부재와 비용 문제로 전환 지연

IPv6는 모바일과 클라우드 환경에서 성공적이지만, 완전한 전환은 아직 요원

[한국정보기술신문] IPv6가 탄생 3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절반 미만만이 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초 인터넷 주소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IPv6는 기술적 한계와 경제적 이유로 인해 완전한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95년 12월 RFC 1883으로 처음 정의된 IPv6는 IPv4의 32비트 주소 체계를 128비트로 확장해 약 43억 개에 불과했던 IP 주소를 340언데실리언(39자리 숫자) 개로 늘렸다. 당시 전문가들은 인터넷 사용자와 기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IPv6가 인터넷의 미래를 보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구글, 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 정보센터(APNIC), 클라우드플레어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IPv6 사용률은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IPv6가 IPv4와 하위 호환되지 않아 사용자들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두 프로토콜을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APNIC의 수석 과학자 제프 휴스턴은 "IPv6는 극도로 보수적인 프로토콜로, 가능한 한 적게 변경하려 했다"며 "이는 위원회의 잘못된 설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IPv6는 주소 공간 확장 외에는 큰 기능 개선이 없었고, 보안, 플러그 앤 플레이, 서비스 품질 등 많은 기능들이 결국 IPv4에도 구현되면서 전환 동기가 약화됐다.

NAT 기술, IPv4 생명 연장의 일등 공신

IPv6 전환을 더욱 늦춘 결정적 요인은 네트워크 주소 변환(NAT) 기술의 등장이다. NAT는 여러 기기가 하나의 공용 IPv4 주소를 공유할 수 있게 해, 네트워크 운영자들이 단일 IP 주소로 수천 대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기존 IPv4 주소의 효용성이 크게 향상됐다.

RIPE NCC(유럽, 중동, 중앙아시아 76개국의 지역 인터넷 레지스트리)의 학습개발팀 매니저 알바로 비베스는 "이러한 솔루션들은 상대적으로 배포가 쉽고, 기존 전문 지식과 일치하며, 대규모 인프라 변경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트너의 수석 부사장 애널리스트 앤드류 러너는 "마이그레이션 비용, 복잡성, 교육 요구사항이 여전히 높은 반면, 단기 투자 수익률은 낮다"며 "일부 조직은 더 나은 성능을 위해 IPv6를 비활성화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레거시 인프라의 듀얼 스택 지원 부족도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실패가 아닌 성공적 역할 분담

그럼에도 불구하고 IPv6를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인터넷 번호 레지스트리(ARIN)의 존 커런 회장은 "IPv6는 IPv4를 끄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이 깨지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실제로 IPv4가 계속 사용 가능한 것은 IPv6가 모바일, 브로드밴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성장 압력을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RIPE NCC의 비베스도 "IPv6가 옳게 한 것은 장기적 설계"라며 "방대한 주소 공간은 네트워크를 더 단순하고 일관되게 계획할 수 있게 했고, 대규모 모바일 네트워크부터 사물인터넷, 세그먼트 라우팅 같은 고급 라우팅 기술까지 혁신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2.56데실리언 개의 IPv6 주소를 신청했으며, 스타링크는 150섹스틸리언 개를 확보해 여러 국가에서 50% 이상의 IPv6 채택률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채택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가트너의 러너는 "조직들은 상세한 IPv6 마이그레이션 계획을 개발해야 한다"며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검증하고, 새 인프라가 IPv6를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설 IPv4 공간이 고갈되고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IPv6를 선호하는 가격 모델을 도입함에 따라 IPv6 채택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APNIC의 휴스턴은 QUIC(Quick UDP Internet Connections)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IPv6의 관련성이 다소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날 인터넷은 이름 기반이며, 인증과 채널 암호화는 IP 주소가 아닌 서비스 이름을 기반으로 한다"며 "IPv6 사용 여부는 결국 비용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통신분과 문창우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