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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7년 전 법원 명령 근거로 美 검색결과에서 Sci-Hub 도메인 삭제...학술 접근성 논란 재점화
구글이 2017년 발부된 법원 명령을 근거로 미국 내 검색결과에서 수십 개의 Sci-Hub 도메인을 삭제하면서 학술 자료 접근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구글이 최근 미국 검색결과에서 과학 논문 불법 공유 사이트인 Sci-Hub의 도메인 34개를 삭제했다. TorrentFreak이 1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2017년 미국 버지니아 연방법원이 내린 법원 명령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법원 명령이 발부된 지 7년이 지난 시점에 집행됐다는 점이다. 2017년 미국화학학회(ACS)가 Sci-Hub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48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과 함께 영구적 금지 명령을 받아냈다. 당시 법원 명령은 검색엔진, 호스팅 제공업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도메인 등록업체 등 Sci-Hub와 협력하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해당 도메인에 대한 접근 차단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영국 로펌 통해 뒤늦은 집행
Lumen Database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영국 법률회사 Wiggin LLP가 지난 12월 2일 구글에 34개의 Sci-Hub 관련 도메인 삭제를 요청했다. 이는 2022년부터 시작된 일련의 삭제 요청 중 가장 최근 것으로, 총 7건의 통지가 확인됐다.
삭제 대상이 된 도메인들은 2018년 법원 명령에 직접 언급되지 않은 새로운 도메인들이지만, Sci-Hub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은 scihubtw.tw 미러 네트워크의 변형 도메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구글은 이들 도메인을 미국 검색결과에서 삭제했으며, 현재 미국에서 Sci-Hub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 하단에 법적 요청으로 인한 삭제 안내 문구가 표시된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는 여전히 동일한 도메인들이 검색 가능한 상태다.
자발적 협력인가, 법적 의무인가
이번 조치를 둘러싸고 구글이 법적 의무를 이행한 것인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협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8년 법원 명령은 Sci-Hub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거나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을 포함한 기술 기업들은 과거 중립적인 제3자 서비스 제공업체가 반드시 적극적 협력 또는 참여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구글은 호주,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ISP 차단 명령에 자발적으로 협력하며 검색 결과에서 불법 사이트 도메인을 삭제해왔다.
학술 자료 접근성 논란
Sci-Hub는 과학의 해적판이라 불리며, 유료 학술지 뒤에 가려진 논문들을 무료로 제공해 연구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출판사들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반면, 일부 연구자들은 학술 자료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ACS가 왜 법원 명령 발부 후 5년이 지나서야 구글에 집행을 요청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구글은 TorrentFreak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미국에서 사이트 차단 방식의 금지명령에 기반해 전체 불법 사이트를 검색엔진에서 제거한 첫 사례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향후 유사한 법적 조치가 다른 사이트들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디지털인문학분과 남유리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