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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규제로 애플 Wi-Fi 표준 개방...구글, 안드로이드에 에어드롭 지원 구현

발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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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이 애플의 독점 무선 프로토콜을 개방형 표준으로 전환시키면서 구글이 픽셀10에 에어드롭 호환 기능을 추가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구글이 11월 20일 픽셀10 시리즈에 애플의 에어드롭과 호환되는 퀵 셰어 기능을 공개하면서 안드로이드와 iOS 간 파일 공유의 새 장이 열렸다. 이 획기적인 상호운용성은 유럽연합이 애플에게 개방형 무선 표준 채택을 요구한 디지털시장법의 직접적인 결과물이다.

구글은 픽셀10, 픽셀10 프로, 픽셀10 프로XL 사용자들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과 직접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퀵 셰어를 업데이트했다. 애플 기기는 에어드롭을 10분간 모든 사람에게 공개 모드로 설정하면 안드로이드 기기의 퀵 셰어 화면에 나타나며, 반대로 안드로이드 기기도 애플 기기의 에어드롭 목록에 표시된다.

EU 규제가 만든 기술적 돌파구

이번 상호운용성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이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에게 독점적 연속성 프로토콜을 포기하고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개발한 개방형 표준인 와이파이 어웨어를 지원하도록 요구했다. 애플은 iOS 26부터 자사의 독점 프로토콜인 AWDL 대신 와이파이 어웨어 4.0을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와이파이 어웨어 5.0은 표준 채택 후 9개월 이내에 통합해야 한다.

안드로이드는 이미 버전 8.0부터 와이파이 어웨어를 지원해왔다. 애플이 EU 규제에 따라 개방형 표준을 도입하면서 구글은 이 기회를 활용해 퀵 셰어와 에어드롭 간 호환성을 독자적으로 구현했다. 구글 측은 애플과의 협력 없이 자체 구현을 통해 이 기능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설계

구글은 이번 기능이 보안을 최우선으로 설계되었다고 강조한다. 파일 전송은 기기 간 직접 연결로 이루어지며 서버를 거치지 않고, 어떠한 데이터도 로그로 남지 않는다. 구글은 메모리 안전 언어인 러스트를 사용해 버퍼 오버플로우 공격과 일반적인 취약점으로부터 보호되는 안전한 공유 채널을 구축했다.

보안 전문 업체 넷에스피아이가 실시한 독립적인 보안 평가에서 이 구현이 다른 업계 솔루션보다 현저히 강력하며 정보 유출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글은 내부 위협 모델링, 프라이버시 검토, 레드팀 침투 테스트를 모두 수행했다고 밝혔다.

픽셀10 독점에서 전 안드로이드로 확대 예정

현재 이 기능은 픽셀10 시리즈에만 제공되지만 구글은 향후 더 많은 안드로이드 기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퀄컴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냅드래곤 탑재 기기에서도 조만간 이 기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낫씽도 자사 스마트폰에 이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픽셀10 사용자는 설정 앱에서 구글 서비스,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시스템 서비스 순으로 이동해 퀵 셰어 익스텐션을 업데이트하고 기기를 재부팅하면 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기능은 플레이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배포되는 별도의 퀵 셰어 익스텐션 앱을 필요로 한다.

RCS에 이은 또 하나의 상호운용성 진전

이번 발표는 구글이 애플과의 상호운용성을 확대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해 애플은 구글의 요청과 규제 압력에 따라 iOS에 RCS 문자 메시지 지원을 추가했다. 구글은 이번 에어드롭 호환성을 RCS 지원 및 알 수 없는 추적기 경고에 이은 크로스 플랫폼 호환성의 또 다른 단계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향후 애플과 협력해 연락처 전용 모드 지원을 추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는 10분간 모든 사람에게 공개 모드만 지원되지만,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아직 이번 구글의 움직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보안 문제를 이유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기능을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EU의 디지털시장법이라는 규제 압력 속에서 애플이 적극적으로 이 기능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 생태계 개방의 새로운 이정표

이번 발전은 폐쇄적인 기술 생태계가 규제와 시장 압력에 의해 점진적으로 개방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USB-C 포트 의무화, RCS 메시징 지원에 이어 파일 공유 표준화까지, EU의 디지털시장법은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적 기술 표준을 하나씩 허물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제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원활하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안드로이드와 iOS를 모두 사용하는 가정이나 친구 그룹에서 특히 유용할 이 기능은 플랫폼 간 장벽을 낮추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은 이를 첫걸음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안드로이드 기기와 개선된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퀵 셰어와 에어드롭의 만남은 단순한 기술적 호환성을 넘어 규제가 어떻게 기술 산업의 관행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방송통신분과 홍재진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