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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새 출신국가 표시 기능, 美 정치 계정 대규모 해외 운영 실태 폭로...MAGA·민주당 진영 충격
X가 도입한 계정 출신 국가 공개 기능으로 미국 정치 담론을 주도해온 수많은 계정이 실제로는 해외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가 지난 22일 도입한 새로운 투명성 기능이 미국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계정의 출신 국가를 표시하는 이 기능을 통해 미국 애국주의를 표방하던 수많은 정치 계정들이 실제로는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태국, 동유럽 등지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X의 제품 책임자 니키타 비어는 지난달 이 기능을 예고하며 사용자들이 콘텐츠의 진위를 확인하고 해외 트롤 농장의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 기능은 사용자 프로필 페이지의 가입 날짜를 클릭하면 해당 계정이 등록된 국가나 지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능이 공개되자마자 X 사용자들은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주요 계정들의 위치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뉴스위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39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MAGA NATION' 계정은 동유럽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5만1천명의 팔로워를 가진 'MAGA Scope'는 나이지리아에서, 6만7천명 팔로워의 'America First' 계정은 방글라데시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당 진영 모두 해외 운영 계정 발견
흥미롭게도 이러한 현상은 보수 진영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5만2천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자신을 'Proud Democrat'이자 'Professional MAGA hunter'라고 소개한 'Ron Smith' 계정은 케냐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거의 1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반트럼프 페이지 'Republicans Against Trump'는 오스트리아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X는 VPN 사용으로 인해 위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표시했다.
일부 주목할 만한 계정들의 사례를 보면, 14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ColdWarPatriot'는 자신의 프로필에 'USAF Veteran'이라고 표시했지만 칠레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femalebodybuil6'는 자신을 미국 이민자이자 트럼프 지지자라고 소개하며 39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했지만, 실제로는 모로코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정치권 반응과 외국 영향력 작전 우려
이번 폭로는 양당의 정치인들로부터 강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MAGA 진영의 하원의원 안나 파울리나 루나는 "MAGA 내부 분열을 조장하던 이 모든 가짜 '친미' 계정들이 실제로는 외국의 사기꾼들이었다. 외국의 공작과 봇 계정이 실재한다고 말해왔다"고 지적했다.
FBI 국장 내정자 캐시 파텔의 여자친구 알렉시스 윌킨스도 "특정한 이유가 무엇이든, 적이 집 밖에 있다는 것을 모두가 봐야 한다. 미국인인 척하며 큰 미국적 의견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지하실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공통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바로 미국을 파괴하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진보 진영 인플루언서 헨리 시슨은 "이 플랫폼에서 가장 위대한 날 중 하나다. 이 모든 MAGA 계정들이 미국을 파괴하려는 외국 행위자로 폭로되는 것을 보는 것은 거의 10년 동안 이에 대해 경고해온 나 같은 민주당원들에 대한 완전한 정당화"라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계정 논란과 기능 일시 중단
이 기능은 예상치 못한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일부 사용자들이 미국 국토안보부 공식 계정이 이스라엘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스크린샷을 공유하면서 소셜미디어상에서 혼란이 가중됐다. 이에 국토안보부는 "이런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이 계정은 항상 미국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스크린샷은 조작하기 쉽고, 비디오는 조작하기 쉽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비어는 이러한 혼란에 대응해 해당 기능을 금요일에 잠시 중단했다가 토요일 전 세계적으로 다시 공개했다. 그는 "여전히 몇 가지 거친 부분이 있으며 화요일까지 해결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등록 국가 데이터가 "오래된 계정의 경우 100퍼센트 정확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기술적 한계와 향후 전망
X는 계정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IP 지리 위치, 앱 스토어 국가, 기기 이력, 유료 사용자의 경우 청구 주소 등 복합적인 데이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VPN, 프록시 서버, 다른 앱 스토어 사용 등이 결과를 왜곡할 수 있으며, X도 공개적으로 이러한 위험을 인정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기능이 정보 당국과 보안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경고해온 문제, 즉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이 외국 영향력 캠페인을 어떻게 주도할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이러한 계정들이 X의 대규모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수익 공유 프로그램에 의해 동기부여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엑시오스는 AI로 생성된 허위정보가 외국 영향력 무기고를 강화하는 핵심 무기로 등장하면서, 사용자들이 자신이 보고 좋아하고 공유하는 것의 진위를 감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기능 도입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투명성 강화와 외국 영향력 작전 대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보안분과 이승기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