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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라이센스 오픈소스, 타인이 저작권 등록해 권리 행사...법적 조치 무용지론
오픈소스 개발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타인이 무단으로 저작권 등록해 권리 행사를 했지만 법적 대응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정보기술신문] 한 개발자가 MIT 라이센스로 공개한 오픈소스 프로그램이 제3자에 의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무단 등록되고, 이를 근거로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저작권 침해 신고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원 저작자가 법적 대응에 나섰음에도 저작권 등록 제도의 한계로 인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자 A씨는 과거 제작한 핀볼 룰렛 프로그램을 MIT 라이센스로 깃허브에 공개했다. MIT 라이센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수정, 배포할 수 있는 오픈소스 라이센스다. 그러던 중 한 유튜버로부터 "룰렛을 방송에 사용했는데 저작권 침해로 영상이 삭제됐다"는 메일을 받았다.
확인 결과 제3자가 해당 룰렛 프로그램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하고, 이를 근거로 유튜브 영상에 저작권 침해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즉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나 "저작권위원회 등록은 저작물의 공표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저작권위원회 "검증 권한 없어"
A씨가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저작권 등록 시 등록자가 실제 저작권자인지 검증하는 절차가 없으며, 타인의 도용 여부나 기존 등록 저작물과의 동일성을 판단할 권한도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원 저작자가 이의를 제기해도 법원의 확정 판결 없이는 등록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작권위원회 측은 "같은 프로그램을 원 저작자도 등록 신청하거나, 법원 판결을 받아오는 방법밖에 없다"고 안내했다. 심지어 등록된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원 저작자가 열람하거나 비교 검토를 요청할 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결과이의신청도 무용지물
A씨는 저작인격권 침해를 주장하며 수사결과이의신청을 제기했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그러나 최종 수사 결과는 "혐의 없음(증거 불충분)"이었다. 깃허브에 소스코드가 공개된 명확한 증거가 있음에도 법적 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가 저작권 등록 제도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변호사는 "형사 고소에서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소장 작성 정도"라며 "수임료 대비 실익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소스 생태계에 경종
이번 사건은 오픈소스 생태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MIT 라이센스와 같은 자유 라이센스로 공개된 저작물도 제3자의 무단 등록과 권리 행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A씨는 현재 룰렛 사이트에 "유튜브 방송이나 영상 제작 등 어떤 용도로 사용해도 무관하며 저작권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게시한 상태다. 그러나 저작권위원회의 등록 자체를 취소할 방법이 없어 근본적인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저작권 등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소한의 검증 절차나 이의제기 시 원 저작자의 소명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해당 룰렛: https://lazygyu.github.io/roulette/
- 해당 깃허브 링크: https://github.com/lazygyu/roulette
- 해당 포스트 1: https://lazygyu.net/blog/marble_roulette
- 해당 포스트 2: https://lazygyu.net/blog/stolen-copyright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유상헌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