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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코딩 면접은 스트레스 측정일 뿐"... IT업계 채용방식 논란 재점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 실시간 코딩 면접의 공정성 문제 제기
[한국정보기술신문] 최근 한 개발자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라이브 코딩은 엉망이다(Live coding sucks)'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며 IT업계의 대표적인 채용 방식인 실시간 코딩 면접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제시했다. 이 개발자는 4년 전 탑탈(Toptal) 지원 과정에서 90분간의 코딜리티 테스트는 통과했지만, 30분간의 라이브 코딩 테스트에서는 실패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흥미로운 점은 면접이 끝난 후 몇 시간 뒤 같은 문제를 혼자 풀어봤을 때는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라이브 코딩 면접이 단순히 프로그래밍 실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반응을 측정하는 것일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과학적 근거로 뒷받침된 스트레스 반응
스트레스 상황에서 인간의 뇌는 위협에 반응하듯 작동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다. 고위험, 시간 제한 상황에 놓이면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코르티솔 수치가 급등한다.
복잡한 추론과 작업 기억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이 손상을 받게 되며, 이는 개인차와 기본 스트레스 저항력에 따라 경미하거나 심각할 수 있다. 작업 기억은 유동 지능의 가장 신뢰할 만한 지표로 여겨지며, 추론 능력, 새로운 문제 해결 능력, 추상적 사고 능력과 직결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스트레스가 기술 면접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이 이 문제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두 가지 환경에서 같은 코딩 문제를 풀도록 했다.
첫 번째는 혼자 방에서 아무도 보지 않는 상황(사적 환경)이었고, 두 번째는 면접관 앞에서 소리 내어 생각하며 푸는 상황(공적 환경)이었다. 동일한 과제, 동일한 시간 제한, 단지 스트레스 수준만 다른 조건이었다.
절반으로 떨어진 성과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면접관의 감시 하에 문제를 푼 참가자들의 점수는 혼자 푼 참가자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공적 환경에서의 인지 성능은 평균이 낮을 뿐만 아니라 편차도 매우 컸다.
이는 일부 지원자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반면, 다른 지원자들은 평소처럼 또는 오히려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 놀라운 발견은 공적 환경에서 단 한 명의 여성도 통과하지 못한 반면, 사적 환경에서는 모든 여성이 통과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라이브 코딩을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성과"를 측정하는 도구로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대부분의 채용 공고에서 스트레스 저항력을 언급하지 않으며, 업무를 "고압적"이라고 묘사하지도 않는다.
단순히 "좋은 엔지니어"를 찾는다고 명시하면서 실제로는 감시 상황에서의 성과를 측정하고 있는 셈이다. 30분간의 리트코드 문제 앞에서 얼어붙은 엔지니어가 실제로는 완벽한 코드를 조용히 작성하고, 뛰어난 문서를 작성하며, 복잡한 시스템을 디버깅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일 수 있다.
실제 업무와 괴리된 평가 방식
라이브 코딩이 측정하는 것은 코딩 실력이 아니라 "감시 받는 상황에서의 성과"라는 것이 핵심 문제다. 이는 대부분의 직무에서 요구되지 않는 능력이다.
기업들이 라이브 코딩을 코딩 실력 테스트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더 나쁜 것은 이것이 성과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지원자들로 하여금 이 테스트가 자신의 코딩 실력을 신뢰할 만하게 측정한다고 믿게 만들지만, 대부분의 엔지니어에게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실용적 대안
라이브 코딩이 업계의 일반적 관행인 현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반복 노출을 통한 뇌의 둔감화다.
실제 상황을 모방한 모의 라이브 코딩 세션을 실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Pramp, Interviewing.io, 리트코드의 모의 평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타이머를 설정하고 자신을 녹화하며(감시받는 상황 시뮬레이션) 소리 내어 생각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점진적으로 압박감을 높여가는 것도 효과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성과 불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조제에 대한 실험적 접근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있다. L-티로신은 스트레스로 인해 고갈되는 카테콜아민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차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인 L-테아닌은 이완을 촉진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아직 실험적 단계이며,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실제 면접 전에 반드시 연습 세션에서 먼저 테스트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성과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만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방법이다.
라이브 코딩에서 좋지 않은 성과를 보이는 것이 나쁜 엔지니어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단지 인간적인 반응일 뿐이다.
IT업계가 진정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한다면, 현재의 채용 방식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실제 업무 능력을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평가 방법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블록체인분과 김유빈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