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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이 학교가 된다”… 국립과천과학관 ‘과학특화 공유학교’ 모델 전국 확산 예고
[한국정보기술신문] 국립과천과학관이 2023년부터 추진해 온 ‘과학관 주도형 지역교육모형’이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학관·교육청·지자체가 삼각 협력으로 설계한 이 모델은 학교 외 공간을 활용해 정규·비정규 과학수업을 동시에 제공한다.
경기도교육청·안양과천교육지원청·과천시가 주 파트너로 참여했고, 과천지역 초‧중·고 학생들이 직·간접 수혜자가 됐다. 국립과천과학관 한형주 관장은 “과학관은 전시 기관을 넘어 교육 허브”라며 “실험 설비와 전문 강사진을 학교와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2023~2024년 2년간 운영된 ‘과천미리내 과학특화 공유학교’와 ‘고등학교 공동교육과정’은 학생 만족도 4.7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과학관이 주도권을 쥐고 학교 교육과정에 들어온 첫 성공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공유학교’—초‧중생 맞춤형 실험·진로 탐색 플랫폼
과학특화 공유학교는 방과후·주말·방학을 활용해 기초 실험 과정과 전문 진로 과정을 분리 운영한다.
기초 과정은 4~6학년 초등생 대상이다. 기본 물리·화학 실험을 16시간 동안 반복 수행해 과학적 탐구 습관을 기른다. 전문 과정은 중학생 중심으로 고급 현미경 관찰·유전자 추출 등 진로 연계 실험을 12시간 진행한다.
2024년 기준 과천 지역에서만 연 780명이 참여했고, 올해는 안양 지역 372명을 추가 확보해 총 1,152명을 교육한다. 모든 강좌는 국립과천과학관 내 ‘전문특화실험실(랩)’에서 이뤄지며, 대학원 수준 장비를 직접 다루는 경험이 제공된다. 과학관 관계자는 “학교 과학실에서 보기 어려운 초저온 냉동고·플로리미터 등을 학생용 매뉴얼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고교 ‘공동교육과정’, 학점 인정하는 첫 과학관 수업
고등학교 공동교육과정은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를 미리 반영한 프로그램이다. 과천·안양권 7개 고교가 참여하며, 학생들은 과학관에서 17주 수업을 이수하면 2학점이 학교 생활기록부에 등재된다.
2023년 ‘데이터와 인공지능’, 2024년 ‘생명과학 실험’에 이어 2025년에는 ‘융합과학 탐구’ 과목이 개설된다. 1학기 18명, 2학기 12명으로 소규모 정원을 유지해 토론·발표 중심 수업을 구현한다.
커리큘럼에는 입자 운동 증명, 탄소포집 실험, LED 회로 제작 등 물리·화학·지구·생명 융합 실험이 매주 배치된다. 학기말에는 학생들이 주제별 포스터를 제작해 과학관 대강당에서 구두 발표하고, 실제 연구자 평가를 받는다.
만족도 비결은 ‘장비·강사·과목 동시 개방’
과학관이 보유한 특수장비는 공유학교 성공의 핵심 자원이다. 분광기·주사전자현미경(SEM)·랩용 드론 등 고가 장비를 체험형 프로젝트에 투입해 학습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강사진은 과학관 연구사와 인근 대학 강의전담 교수, 기업 연구원으로 꾸려졌다. 국립과천과학관은 모든 강사에게 연 2회 ‘교육공학 워크숍’을 제공해 교수법을 표준화했다.
과목 선정 단계에서 학생 수요를 먼저 조사하고 교사협의회와 3차례 회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 것도 호응을 높였다. 결과적으로 “학교에서 못 하는 실험을 직접 설계해 본다”는 체험 가치가 학생 만족도 4.7점을 견인했다.
안양권·온라인까지 확장, ‘학교 밖 학점 인정’ 목표
국립과천과학관은 2025년 안양지역 초·중생을 위한 신규 과정을 편성해 물리적 범위를 넓힌다. 또한 2026년에는 ‘학교 밖 학점인정형 공유학교’로 발전시켜, 정규 학교가 없는 학생도 학점을 인정받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과천·안양 교육지원청과 MOU를 갱신하고, 성남·수원권 과학관과 네트워크 협약을 추진 중이다. 온라인 실시간 실험 중계 시스템도 시범 도입해, 장거리 학생이 원격으로 실험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형주 관장은 “우수 과학관과 지역 학교가 맞춤형 학점제를 공동 구축하는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교육부와 과기정통부의 ‘학교 밖 배움터 학점제’ 시범사업에도 응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학생 주도 연구’ 성과, 대회·논문으로 잇는다
공유학교·공동교육과정 수료생 일부는 과학관 멘토와 함께 전국 과학탐구대회에 출전해 금·은상을 수상했다. 예컨대 2024년부터 진행한 ‘마스크 먼지 차단 원리’ 프로젝트는 학생 저자로 한국중등과학교육학회 학술대회 포스터에 등록됐다. 또 다른 팀은 ‘지권의 탄소순환’ 실험을 확장해 특허 출원을 검토 중이다.
과학관은 수료생의 연구를 돕기 위해 코칭데이·자료실·미니그랜트(30만 원 이내 실험비)를 제공한다. 고교 생기부 비교과 기록에도 ‘국립과천과학관 과제연구’ 항목이 독립적으로 기재돼 대학 진학 포트폴리오로 활용된다.
지도교사들은 “연구 설계부터 발표까지 과학관이 전 과정을 지원해 학교 교사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과학교육 패러다임, 전국 확산 가능성
전문가들은 과학관 주도 교육 모델이 ‘제3의 교육 공간’을 확립했다고 본다. 전시·체험 중심이던 과학관이 학점제·진로 교육의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지역 학교·지자체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국립부산과학관·대전과학관도 과천 사례를 참고해 2026년부터 ‘공동교육과정’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과학관협회 관계자는 “과학관 간 콘텐츠 공유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전국 어디서나 동일 수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형주 관장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과학관이 학교·지역·산업계를 잇는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과천에서 시작된 ‘과학특화 공유학교’가 전국 과학관 교육 혁신의 촉매가 될지 주목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교육분과 정수민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