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
트럼프, 앤트로픽 사용 금지령 내린 날 미군은 클로드로 이란 공습...금지령 수시간 만에 국방부, AI 표적 선정·전장 시뮬레이션에 활용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 사용을 금지한 당일, 미군은 이란 공습에 클로드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소재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의 기술 사용을 모든 연방 기관에 즉시 중단하도록 명령한 지 불과 수 시간 만에, 미 국방부가 이란 군사 공습에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Axios가 현지시각 3월 2일(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 내 인공지능 정책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지령과 공습, 같은 날 벌어진 혼란
지난 2월 28일(금)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앤트로픽을 향해 "좌파 극단주의자들이 미 국방부를 압박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며 "미국 정부 내 모든 연방 기관은 앤트로픽의 기술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급진 좌파 AI 기업"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앤트로픽이 국방부와의 계약 과정에서, 자사 AI 기술이 대규모 살상 및 국내 감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앤트로픽 측은 자사의 AI 안전 정책을 완화하라는 국방부의 압박에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같은 날 저녁, 미군은 클로드로 이란을 공습했다
그러나 금지령이 내려진 그날 오후 7시, 경쟁사 오픈AI가 앤트로픽의 빈자리를 채우겠다고 자진해서 나섰다. 오픈AI는 국방부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으며, 앤트로픽이 요구했던 안전 관련 조항들도 일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8시, 미군은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했다. 이 공습에서 국방부는 클로드를 활용해 공격 표적을 선정하고, 이론적 전장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며, 전반적인 군사 정보 평가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WSJ은 보도했다. Axios 역시 "국방부는 여전히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다른 모델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실제 군사 현장에서는 클로드 의존도가 지속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금지령이 오히려 인기 상승으로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조치는 앤트로픽에게 예상치 못한 호재로 작용했다. Axios의 별도 보도에 따르면, 사용 금지령 발표 이후 앤트로픽의 클로드 앱은 애플 앱 스토어에서 전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으며, 이 순위는 이번 주 월요일 오전까지도 유지됐다.
미국의 AI 국방 정책은 앞으로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행정부 수반이 특정 AI 기업과의 결별을 선언했음에도 실무 군사 조직이 이를 따르지 않은 이번 사건은, 생성형 AI 기술이 현대 전쟁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를 방증하는 동시에, 정치적 선언과 군사적 현실 사이의 간극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김주호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