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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C 설문 "글로벌 CEO 56%, AI 도입해도 재무 성과 전무"...성공 기업은 12%에 불과

발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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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제품·서비스에 직접 적용한 '뱅가드' 기업만 비용 절감·매출 성장 동시 달성

PwC, 95개국 4,454명 CEO 대상 조사…"파일럿 연옥"에 갇힌 기업 속출

[한국정보기술신문] PwC가 전 세계 95개국 최고경영자(CEO) 4,4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9차 연례 글로벌 CEO 서베이 2026'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공개됐다. 인공지능을 도입한 기업 중 비용 절감과 매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곳은 전체의 12%에 불과했으며, 절반이 넘는 56%의 CEO들은 AI 도입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재무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파일럿 연옥"에 빠진 기업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대다수 기업들이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PwC는 이를 "고립된 전술적 AI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이러한 접근 방식이 측정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 현상을 '파일럿 연옥(Pilot Purgatory)'이라 부른다. AI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 상태를 뜻한다.

대기업의 경우 AI 도입 과정에서 법무팀 검토, IT 통합 위험 평가, 파일럿 예산 승인, 위원회 검토 등 복잡한 내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 이미 수차례 업데이트된 뒤에야 본격 도입이 이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PwC는 보고서에서 "비즈니스 전략과 일치하는 기업 단위의 AI 배포"와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공한 12%, '뱅가드'의 비결

PwC는 성공적으로 AI를 활용한 12%의 기업들을 '뱅가드'라고 명명했다. 이들이 나머지 88%와 구분되는 핵심 요인은 AI를 내부 운영이 아닌 제품·서비스·고객 경험에 직접 적용했다는 점이다. 뱅가드 기업의 44%가 AI를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직접 활용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17%에 그쳤다. 이는 약 2.6배의 격차다.

일반 기업들이 내부 이메일 작성이나 회의록 요약, 소셜 미디어 콘텐츠 생성 등에 AI를 활용하는 데 머무는 반면, 뱅가드 기업들은 AI를 통해 서비스를 더 빠르고 개인화되고 확장 가능하게 만들거나, 기존보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리드를 지능적으로 분류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즉,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AI가 수익 창출의 핵심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직 구조가 AI 성패 가른다

이번 보고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AI 도입의 성패가 기술력보다 조직 구조와 문화에 달려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PwC는 뱅가드 기업들이 "AI 채택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 문화"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조사 대상 CEO들이 업무 시간의 47%를 1년 미만 단기 현안 처리에 쏟고 있어, 장기적 AI 혁신 과제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AI 성공의 세 가지 요인으로 △실험에 그치지 않는 인프라 구축 △수익과 직결된 영역에의 AI 적용 △개별 도구 사용이 아닌 워크플로 구축을 꼽았다. 단순히 AI 툴을 도입하는 것과 AI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의 차이가 성과를 가른다는 것이다.

AI 격차, 기업 경쟁력의 새 기준으로

이번 조사 결과는 이른바 'AI 실행 격차'가 기업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충분한 자본과 인력, 기술을 보유한 세계 최대 기업들조차 AI를 통한 재무적 성과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은, AI 전략의 방향성과 실행력이 단순한 투자 규모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PwC의 제29차 연례 글로벌 CEO 서베이는 2025년 9월 30일부터 11월 10일까지 95개국 4,454명의 CEO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김주호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