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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클로드, COBOL 현대화 자동화 선언...IBM 주가 급락
레거시 시스템 시장 정조준, IBM 고유 생태계 붕괴 우려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가 COBOL(코볼) 현대화 자동화를 발표하자 IBM 주가가 15달러 급락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통해 수십 년간 금융·항공·정부 기관의 핵심 레거시 시스템을 지탱해온 COBOL(코볼) 프로그래밍 언어의 현대화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밝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IBM 주가는 장중 15달러 폭락하며 지난 '해방의 날' 이후 최저 수준인 2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를 조금 앞두고 블룸버그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가 코볼 현대화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헤드라인을 긴급 송출했다. 앤트로픽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코볼이 미국 내 ATM 거래의 약 95%를 처리하며, 전 세계적으로 수천억 줄의 코볼 코드가 매일 금융·항공·정부 시스템에서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볼, 사라지는 전문가 속 IBM의 황금알
코볼은 IBM이 비즈니스 데이터 처리를 위해 특별히 개발한 고수준 영어형 컴파일 프로그래밍 언어다. 수십 년간 기업과 정부 기관의 핵심 업무 시스템에 깊숙이 자리 잡아왔지만, 이를 이해하는 개발자 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해당 시스템을 설계한 개발자 대부분이 이미 은퇴했고, 그들이 보유했던 운영 노하우도 함께 사라진 상태다. 현재 코볼을 강의하는 대학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코드를 읽을 수 있는 엔지니어를 구하는 일은 매 분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IBM에게는 수익성 높은 사업 구조를 제공해 왔다. 코볼 코드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IBM의 컨설팅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업과 기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IBM은 복잡한 레거시 생태계를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전략을 수십 년간 유지해 왔다.
클로드 코드, 분석부터 마이그레이션까지 자동화
앤트로픽은 클로드 코드가 코볼 현대화 과정에서 코드 분석과 구현 작업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발팀은 전략 수립, 리스크 평가, 비즈니스 로직 검토 등 고차원적인 판단에 집중하고,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코드 탐색·분석·문서화 작업은 AI가 담당하는 구조다.
앤트로픽은 어느 규모의 코볼 시스템에든 적용 가능한 방법론을 제시하며, 경계가 명확하고 복잡도가 적당한 단일 컴포넌트나 워크플로우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현대화를 추진할 것을 권장했다. 각 단계마다 테스트와 검증을 반복함으로써 조직의 신뢰를 높이고 시스템 특성에 맞는 조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쇄 충격, AI 업계의 '자기자본' 전략인가
이번 발표는 최근 3주간 클로드 관련 업데이트들이 소프트웨어, 금융, 부동산, 중개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증발시킨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IBM 주가는 이달 초 기록한 역대 최고가 대비 이미 20% 가까이 하락한 상태였으며, 이번 발표로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앤트로픽이 특정 산업을 겨냥한 AI 기능 업데이트를 잇달아 발표하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흔드는 방식이 하나의 전략적 패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자본 조달 필요성이 더 큰 경쟁사 오픈AI가 유사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금융 및 공공기관 역시 코볼 기반 레거시 시스템을 다수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번 앤트로픽의 발표가 국내 IT 서비스 시장과 공공 정보화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김주호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