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 ·
토요타 미라이, 출시 1년 만에 가치 70% 폭락...수소차 시장의 현주소...인프라 부재·수요 급감이 원인
5만 달러짜리 수소차, 중고시장서 1만5천 달러에 거래…수소 충전소 전국 54곳에 불과
[한국정보기술신문] 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Mirai)가 출시 1년 만에 차량 가치의 70%가 사라지는 극단적인 감가상각 현상을 겪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동차 전문매체 카버즈(CarBuzz)에 따르면, 신차 기준 5만 190달러(약 7,200만 원)에 판매된 2024년형 미라이 XLE 모델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중고시장에서 1만 5,000달러에서 1만 8,000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주행거리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극심한 가격 하락이 발생하는 것은 차량 자체의 결함보다 수소 연료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수소 인프라 부재, 감가의 핵심 원인
미라이 감가상각의 가장 큰 원인은 수소 충전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이다. 현재 미국 전역에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는 단 54곳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대부분 캘리포니아주에 집중되어 있다. 이로 인해 미라이는 캘리포니아에서만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잠재 구매자 풀 자체가 극도로 제한적이다.
반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확대됐으며, 미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네트워크에 6억 3,5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수소 인프라에 배정된 예산은 고작 8,000만 달러로, 이 중 5,500만 달러는 캘리포니아 전용이다. 수소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전기차와 비교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는 점이 시장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
연료비 문제와 크레딧 소진 후 급락
토요타는 미라이 신차 구매자에게 6년간 사용 가능한 1만 5,000달러 상당의 수소 연료 크레딧을 제공하고 있다. 이 크레딧이 유효한 기간에는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연료비 덕분에 차량 가치가 어느 정도 유지된다. 하지만 크레딧이 소진되거나 리스 기간(3년)이 종료된 이후에는 상황이 급변한다.
현재 미국 내 수소 연료 가격은 킬로그램당 30달러를 훌쩍 넘으며, 미라이를 가득 충전하는 데 168달러에서 200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 이는 대형 디젤 트럭보다도 높은 주행당 연료비로, 중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연료 크레딧 없이는 경제성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중고 미라이를 구매하면 연료 크레딧을 승계받을 수 있지만, 잔여 크레딧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매수 심리를 위축시킨다.
판매량 급감과 시장 퇴출 우려
미라이의 판매량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판매된 미라이는 불과 210대에 그쳤으며, 이는 전년도 499대 대비 57.8%나 감소한 수치다. 역대 어느 연도도 연간 판매량 3,000대를 넘어본 적이 없는 미라이는, 토요타의 전체 라인업 중 가장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차량 희소성 측면에서는 람보르기니 레부엘토보다도 미국 도로에서 보기 어려운 차가 됐다. 중고차 가치 평가 전문업체 카엣지(CarEdge)는 미라이의 3년 잔존 가치를 23%로 평가해 전체 차량 중 최하위로 선정했다. 이는 토요타 브랜드 평균 잔존 가치인 72.6%와 비교하면 충격적인 수준이다. 5년 보유 후 판매 시 잔존 가치는 약 8,075달러(약 1,16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토요타의 수소 전략, 흔들림 없어
이러한 상황에서도 토요타는 수소 기술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수소 연구 허브 'H2HQ'를 설립하고, 중국 청두에 1억 3,900만 달러 규모의 연료전지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다. 토요타는 배터리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를 모두 아우르는 '다경로 전략'을 고수하고 있으며, 특히 중장거리 상용차 분야에서 수소의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미라이의 사례가 과거 초기 전기차의 급격한 감가 현상과 유사하다는 시각도 있다.
초기 닛산 리프(Leaf) 역시 충전 인프라 미비와 배터리 성능 우려로 가치가 급락했으나, 이후 인프라 확충과 함께 잔존 가치가 회복된 바 있다. 그러나 수소 인프라 구축의 시간표가 전기차에 비해 훨씬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미라이가 유사한 회복 경로를 밟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통신분과 문창우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