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기술진흥원
한국정보기술신문
thumbnail

정보기술 ·

‘Liquid Glass’ 속에 녹아든 AI—WWDC25가 그린 애플 생태계의 다음 1년

발행일
읽는 시간4분 2초

[한국정보기술신문] 6월 9일(현지 시각) 애플은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 키노트를 열고 새 운영체제와 개발자 도구, AI 비전을 발표했다. WWDC는 200여 개 세션·랩으로 이어지는 일주일짜리 행사로, 올해 일정은 9~13일이다.

현장 참석자는 1천 명 안팎으로 제한됐지만, 키노트는 유튜브·애플TV+로 실시간 중계돼 전 세계 개발자·소비자가 동시 시청했다.

애플은 지난해와 달리 새 하드웨어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생태계 전반을 관통하는 소프트웨어·AI 혁신”에 집중했다.

키노트 이후 ‘플랫폼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 세부 기술 세션, 1:1 랩이 순차적으로 열려 개발자들이 새 기능을 직접 체험했다.

올해 행사 슬로건은 “Code new worlds”였다. 팀 쿡 CEO는 “우리가 만든 플랫폼이 전 세계 수백만 개발자의 상상을 현실로 바꾼다”고 말했다.

Apple Intelligence: ‘온-디바이스 AI’ 고삐를 죄다

image.png
WWDC25에 소개된 Apple Intelligence 화면, Apple 제공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것은 Apple Intelligence 2.0이다. 애플은 작년 첫 AI 프레임워크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는 기능·개방 범위를 크게 확장했다.

핵심은 ▲온-디바이스 대형 언어 모델(LLM) 성능 향상 ▲개발자용 Foundation Model API 공개 ▲프라이빗 클라우드 오프로드 두 가지 처리 경로다.

예컨대 사용자가 스크린샷에 “약속 요약해”라고 쓰면, 기기는 사진 속 텍스트·날짜·지도를 조합해 캘린더 초대장을 자동 작성한다.

새 실행 컨테이너는 앱 데이터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넘어가도 암호화·분할 저장돼 애플조차 복호화 열쇠를 갖지 않는다. 프라이버시를 내세운 설계다.

개발자는 Swift·Python SDK로 단 몇 줄 코드만 추가하면 독자 모델을 앱에 내장하거나 Apple Intelligence API에 요청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월가 반응은 싸늘했다. UBS·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경쟁사 대비 AI 채택 속도가 느리고, 시리 개편이 지연됐다”며 행사를 ‘점진적 업데이트’로 평가했다. 주가 역시 발표 당일 2.9% 하락했다.

‘26’ 세대 OS—통일된 버전 넘버와 Liquid Glass

image.png
Liquid Glass 디자인, Apple 제공

애플은 모든 운영체제를 연도 기반 버전으로 통일했다. iOS 26, iPadOS 26, macOS 26(코드명 Tahoe), watchOS 26, tvOS 26, visionOS 26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UI 전면에는 ‘Liquid Glass’ 디자인이 도입됐다. 반투명 레이어와 동적 반사 효과를 적용해, “실제 유리 위에 아이콘이 떠-다니는 듯한” 시각 경험을 준다. Wall Street Journal은 “iOS 7의 플랫 디자인 이후 최대 변신”이라 평했다.

개발 가이드라인도 바뀌었다. 인간 인터페이스 지침(HIG)에는 ‘볼륨 기반 깊이’, ‘모션-리커버리 예약어’가 추가됐다. 앱 아이콘·위젯이 기울면 UI 요소가 입체적으로 반응한다.

iOS 26은 카메라·사파리·전화 앱을 재설계했다. 카메라는 제스처 기반 ‘매뉴얼 모드’를, 전화 앱은 AI 실시간 통역·통화 녹취 요약을 지원한다.

iPadOS 26은 창 관리가 macOS Mission Control처럼 자유로워졌다. ‘플로팅 프리뷰(Preview)’ 앱이 기본 탑재돼 PDF 편집·서명도 가능하다.

macOS Tahoe 26은 ‘스포트라이트+AI 검색’을 통합했다. 파일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도 “3 월에 받은 계약서”라고 치면 메타데이터·문서 내용 분석으로 바로 찾아준다.

VisionOS·watchOS·AirPods—플랫폼별 하이라이트

Apple-WWDC25-watchOS-26-Wrist-flick-gesture-250609.webp
Apple 제공

VisionOS 26은 PSVR2 컨트롤러를 공식 지원한다. 덕분에 3D 게임 포팅 장벽이 낮아졌고, ‘Spatial Widgets’로 멀티태스킹이 확장됐다.

watchOS 26은 손목 ‘플릭’ 제스처 하나로 앱 전환·전화 수신을 제어할 수 있다. AI ‘Workout Buddy’는 심박 변동을 예측해 런닝 페이스를 자동 조절한다.

AirPods 펌웨어 8은 스템 탭-카메라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가 아이폰 카메라 앱을 열어두면 AirPods Pro 스템을 두 번 눌러 원격 촬영이 가능하다.

iOS·watchOS 전화를 가리지 않고 AI 실시간 번역 통화가 지원된다. 다국어 고객센터·여행 통역이 한층 간편해질 전망이다.

tvOS 26은 ‘멀티-뷰어 PIP’로 스포츠 경기 4화면 동시 시청을 지원하고, 승부 예상 그래프를 AI가 실시간 표시한다.

HomePod Software 26은 ‘AmbiSense’ 프로토콜로 룸-바이-룸 소음·조도를 감지해 오디오 EQ를 자동 최적화한다.

Xcode 26·Swift 6—개발자 도구와 생태계

image.png
Apple 제공

Xcode 26 베타는 Vision Pro 4K 시뮬레이터를 포함한다. 곧 출시될 차세대 헤드셋 해상도를 앱에서 미리 테스트할 수 있어 개발자 호응이 크다.

Swift 6은 ‘Macro-Meta’ 시스템으로 코드 생성 매크로를 네이티브 지원한다. 반복 템플릿을 줄여 빌드 속도가 평균 18 % 빨라졌다.

Metal 4 API는 딥러닝 추론 엔진을 내장해, 게임·영상 앱이 CPU 코딩 없이 Apple Intelligence 모델을 호출할 수 있다.

애플은 ‘Reality Composer Pro’를 무료 배포해 스튜디오급 3D 씬·버추얼 세트를 생성할 수 있게 했다.

세션·랩은 대부분 AR/VR, AI 통합이 주제였다. 개발자 포럼에는 “앱 업데이트 없이 AI 기능을 뒤따라가야 해 일손이 부족하다”는 호소도 올라왔다.

애플은 대안으로 ‘Core Model Toolchain’을 공개해, 파이토치·텐서플로 모델을 Xcode로 끌어와 iOS 패키지(.mlpkg)로 자동 변환한다.

시장·개발자 반응과 분석

image.png
Apple 제공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긍정론자는 “소프트웨어 + AI에 집중해 생태계 잠금을 강화했다”고 평가한다. 부정론자는 “하드웨어 부재·AI 기능 부족으로 경쟁사와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iPhone 16 ‘슈퍼 사이클’ 기대감이 옅어졌다고 지적한다. AI 기능이 온-디바이스에 한정돼 고성능 클라우드 AI와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중시 고객층·유럽 규제를 우려하는 기업에는 “애플식 로컬 AI”가 매력이라는 반론도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는 “리퀴드 글라스가 iOS 7 -> iOS 26을 잇는 시각 혁신”이라며 새로운 디자인 언어에 대체로 호평을 보냈다. 일부는 “테마·아이콘 수정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준비 기간을 우려했다.

The Verge·Tom’s Guide 등 IT 매체는 ‘연도 버전 체계’가 업데이트 혼란을 줄일 장점이 있다면서도, macOS Tahoe의 기능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지적했다.

Wired는 “iPad가 Mac Finder·Preview를 받아 드디어 노트북 대체 논쟁에 명확한 답을 냈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개발자 리소스 재배분이 가장 큰 숙제다. AI API 통합, Liquid Glass 대응 UI, 새 법규(유럽 DMA) 맞춤 배포까지 동시다발적 과제가 쏟아진다.

애플은 “배포 전환 가이드·온라인 랩으로 지원할 것”이라나, 스타트업은 “인력 충원 없이 대응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하드웨어 부재에 대한 실망은 크지만, 업계는 9월 하드웨어 행사에서 ‘M5 칩 Mac’, ‘Vision Pro 2’ 공개를 기대한다. 만일 가을 이벤트마저 소프트웨어 중심이라면, “혁신 가뭄”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WWDC25는 AI 확장과 디자인 대개편이라는 소프트웨어 대전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온-디바이스 AI 경쟁력, 개발자 생태계 규모, 소비자 반응이라는 세 변수가 향후 1년 애플의 체급을 결정할 전망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통신분과 송유찬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