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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일본 공장에서 3나노 첨단 AI 반도체 생산...경제 안보 강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구마모토 2공장서 2027년 가동 목표
[한국정보기술신문]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에서 최첨단 3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의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에 큰 힘이 실릴 전망이다.
TSMC는 지난 2월 5일 일본 구마모토현에 건설 중인 두 번째 공장에서 3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TSMC의 최고경영자 웨이와 회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이뤄졌으며, 총선을 앞둔 일본 정부에게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3나노미터 반도체는 현재 생산되는 칩 중 가장 미세한 공정 기술로 제조되는 최첨단 제품으로, AI 제품과 스마트폰 등에 주로 사용된다. TSMC는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에 칩을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로, 이번 일본 투자는 급증하는 AI 관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계적 투자로 구마모토를 반도체 허브로
TSMC의 일본 투자는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24년 2월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에 첫 번째 공장을 개소했으며, 이 공장은 12나노미터에서 28나노미터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일본 정부는 이 첫 공장 건설에 약 48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현재 건설 중인 두 번째 공장은 2027년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며, 일본 정부는 추가로 48억 6천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두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월 10만 장 이상의 12인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
TSMC의 일본 법인인 JASM은 TSMC가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니 반도체 솔루션, 덴소, 도요타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이 소액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230억 달러에 달하며, 일본 정부의 지원을 포함하면 8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AI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생산 확대
TSMC의 웨이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AI 관련 수요가 실제적이며 지속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버블 우려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실제로 TSMC는 올해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최대 40퍼센트 가까이 늘릴 계획이며, 이는 AI 관련 수요 증가로 수익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TSMC는 별도 성명에서 웨이 최고경영자가 일본의 미래 지향적인 반도체 정책이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이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실도 엑스에 게시한 메시지에서 경제 안보 관점에서 세계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일본에 유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의존도 낮추는 글로벌 전략
TSMC의 일본 투자는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에 집중된 생산 시설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로서 대만에서 생산되는 집적회로가 대만 GDP의 25퍼센트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며, TSMC 단독으로도 대만 경제의 3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에 따라 TSMC는 2020년대 들어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애리조나에도 공장을 건설했으며, 독일 드레스덴에도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공장의 건설 비용이 대만보다 최대 80퍼센트 높지만, 정부 보조금을 통해 이 격차를 줄일 수 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고객사와의 거리를 좁히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일본, 반도체 강국 재도약 노려
일본은 198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지만 이후 대만과 한국 기업들에 밀려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 일본 정부는 TSMC뿐만 아니라 자국 반도체 업체 라피더스에도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며 첨단 칩 대량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구마모토현은 1960년대부터 미쓰비시 일렉트릭과 NEC의 웨이퍼 공장이 들어서며 규슈를 실리콘 아일랜드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미쓰비시 일렉트릭, 소니, 도쿄 일렉트론 등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여전히 구마모토에 거점을 두고 있어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TSMC의 투자로 대만의 소재 분석 기술 업체 MA-tek 등 협력사들도 일본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공급망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일본의 국내 반도체 부문에 추가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유관기관분과 이준서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