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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42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1차 대회 연기
[한국정보기술신문] 한국정보올림피아드(이하 KOI)는 전국의 알고리즘 영재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대표적인 대회다. 중고등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치르는 1차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2차 대회 및 국제대회로 이어질 기회가 주어진다. 그만큼 학생·학부모·교사의 관심이 크고, 대회 준비가 치열하다.
원래 2025년 6월 1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온라인으로 실시될 예정이던 1차 대회가 시스템 오류로 인해 당일 중단되면서, 예정된 대회가 전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 소식은 대회 신청자와 학부모, 지도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공식 공지로 확인됐다.
KOI 위원회는 연기 사유와 향후 조치를 담은 안내문에서 “대회 시스템 문제로 부득이하게 연기되었음을 알려드린다. 참가자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1차 대회는 6월 1일 13시부터 17시 30분까지 치르는 일정이었으며, KOI 공식 사이트에도 해당 일정이 사전에 공지돼 있었다.
문제는 대회 시작 직후, 즉 오후 2시 정각(1교시 시작)에 시스템 오류가 처음 발생했다. 일부 참가자는 이미 1·2번 문제를 풀었지만,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없어 시험이 멈추는 현상이 빚어졌다.
이후 오후 2시 15분으로, 2시 30분으로, 2시 50분 후로 연기되었으나 재차 서버가 다운되며, 최종적으로 오후 3시 36분에 대회를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공식 공지문에는 “현재 상황을 신속히 파악 중이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대회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향후 일정과 재진행 관련 안내는 2~3일 이내 웹사이트를 통해 공지하겠다”고 적혀 있다.
KOI 위원회는 연기 결정과 동시에 “원하는 경우 참가비 환불 조치를 실시하겠다. 환불 절차 등 세부사항은 별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참여 학생과 학부모는 즉시 환불 신청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현장의 혼란과 불편 사례
서버가 연이어 다운되면서, 시험장 안팎에서는 곧바로 불만의 목소리가 분출됐다. 일부 학생은 “이미 첫 문제를 풀었는데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없어 답답했다”고 호소했다.
1시간가량 네트워크 복구를 기다리던 중에 학생들은 불안해하며 우왕좌왕했다. 일부는 “웅성거리기 시작하더니 긴장감이 완전히 깨졌다. 친구들과 끝말잇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버렸다”고 전했다.
학원 관계자도 “긴급 연락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답답했다. 연락은 전화로 하라는 공지가 따로 나왔는데, 실제론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험장 서버뿐 아니라 biko.kr 상위 서버가 먹통이 되면서 KOI 의견게시판에도 민원이 빗발쳤다. 일부 학부모는 “대회 준비를 위해 사비를 들여 학원을 다녔는데, 이런 사태를 겪게 할 줄 몰랐다”고 호소했다. 일부는 욕설성 글까지 올리며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일부 학교는 기말고사 기간과 겹쳐 공부 일정에 차질을 빚었고, 연기 발표 이후 게시판 접속마저 지연되자 불만이 더욱 커졌다. “응시비가 환불된다고 하지만, 시험 일정이 2~3주 밀리면서 이미 계획을 포기한 학생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KOI 위원회의 후속 조치 계획
KOI 위원회는 “대회 연기 결정 후 2~3일 이내에 공식 홈페이지에 재진행 일정과 절차를 공지하겠다”고 예고했다.
참가비 환불과 관련해 위원회는 “대회 시작 전까지 환불이 가능하며, 환불 신청자는 세부 공지할 예정이다”고 안내했다.
한 학원 정보올림피아드반 담당 강사는 “이렇게까지 시스템이 불안정할 줄 몰랐다. 연기 일정이 잡히면 수업 시간과 다음 시험 일정에 맞춰 재조정해야 해 강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였다. “공정성을 위해 환불보다 재응시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있는 한편, “이번 기회를 포기하고 환불받고 싶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문제를 풀던 중 서버가 다운돼서 집중력이 완전히 깨졌다”는 불만이 나왔고, “운영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있었다. 일부는 “집단 고소나 언론 제보도 고민 중”이라고 전해졌다.
한편, 일부 학부모는 “KOI 위원회가 사전 점검을 충분히 했어야 한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된다면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회 시스템 문제의 원인 추정과 기술적 과제
현장에선 “동시에 접속한 많은 사용자를 견디지 못한 서버 메모리 한도 부족”이 연속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 학생이 촬영한 콘솔 창에는 current-time을 요청하는 내부 API(graphql) 호출이 반복 실패하는 메시지가 떴다.
이 API는 시험 시작 이전까지는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나, 대회 직전 트래픽 폭증을 견디지 못하고 호스트 네트워크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일부 참가자가 이미 문제를 풀어본 상태여서, 문제 유출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KOI는 기업용 CDN 도입과 서버 이중화, 데이터베이스 샤딩 등 고도화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본원의 기술 전문가들은 “대회 시스템은 단순 웹서버가 아니다. 대규모 동시접속 환경을 고려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반복해야 하며, 최소한 2배 이상의 여분 서버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대회 전날 모의 테스트를 전국 모든 지역 시험장에서 동시 실시해 봐야 한다. 그래야 실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병목 현상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일정과 전망
KOI 위원회는 대회 재개 일정을 ‘2~3주 후’로 예상한다. 물리적으로 2차 대회(7월 20일) 전에 1차 대회를 마무리하되, 학생들의 학사 일정과도 조율하겠다는 것이다.
예비 일정으로 6월 셋째 주말~말일 사이에 재시험을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시험 기간이 2주가량 지연되므로, 시험장 확보와 감독관 배치, 문제 추가 출제 등 추가 준비가 필요하다.
대회 재개 일정이 확정되면, KOI 홈페이지와 각 학교 정보 공지망을 통해 상세 안내가 있을 예정이다. 환불 신청자들은 이 안내 이후로 재응시 의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전국의 SW·AI 영재에게 중요한 기회를 잠시 멈추게 했지만, 시스템 안정화와 공정성 회복을 통해 더 나은 경쟁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대회 운영과 기술 인프라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동되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2025년 KOI 1차 대회가 안정적으로 치러진 후, 참가자들이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교육분과 정수민 기자 news@kitpa.org